652409AD-EF8E-4114-A610-A38CB06991F2_1_201_a.jpeg

자작이라면 자작인 스플릿 키보드를 하나 만들었다. 모두부라는 정말 실험적인 레이아웃을 차용해서 내 입맛대로 변형해서 만들었다. 이미 여기저기서 쓰기 위한 키보드는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만든 키보드라 실제로 쓰기보다는 이 실험적인 레이아웃이 어느 정도까지 쓸모가 있을지 테스트를 하고 싶었다. 오른손 ㅠ를 위한 레이아웃이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에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도 궁금했고. 어느 정도 동작하는 목업이 나와서 이래저래 씹고 뜯고 맛보면서 적응해보고 이제 그 소감, 그리고 만들면서 느낀 점을 적는다.

취지

이 목업은 일단 모바일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완전 무선, 1350과 1353 공용, 모두부 레이아웃에 301230을 탑재하기 위한 공간 마련을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디자인하였다. 부가적으로 xiao ble mcu의 보다 손쉬운 장착 방법을 모색해보았으나 실패하였다. 그리고 나름의 생산 효율을 위해서 양면 기판 디자인을 목표로 하였다.

레이아웃에 대한 평

우선 레이아웃은 호불호가 갈릴 법하다. 나는 불호다. 1열과 2열은 컬럼스태거 방식으로 되어 있지만 2열과 3열 사이가 로우스태거 방식으로 엇갈려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열에 따라서 손가락이 수직이냐 사선이냐로 이동 방식이 달라진다. 평시에도 컬럼 스태거 방식의 키보드와 로우 스태거 방식의 키보드는 혼용할 수 있어서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적응이 쉽지 않다. 조금 쓰면 익숙해지는가 싶다가도 금방 다른 키를 누르기 일쑤이다. 특히 ㅍ 키를 검지로 누를 때 ㄱ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다 ㄹ 키에서 8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 모션이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하지만 오른손으로 ㅠ 키를 입력해보면 컬럼 스태거를 유지하면서 오른손 ㅠ 키를 넣기 위해서는 이 레이아웃이 맞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완전한 컬럼 스태거 방식보다 .5u 정도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손가락의 이동거리가 줄고 피로감이 덜하다. 나머지 3열의 키들도 움직이는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개인적으로 ㅠ 키를 왼손으로 치는 게 어색하지 않다면 이런 레이아웃을 시도할 이유조차 없을 테니까. 다만 종교적 · 정치적 이유로 ㅠ 키를 오른손으로 반드시 쳐야겠다면, 그러면서 컬럼 스태거를 최대한 유지하고 싶다면 이 레이아웃이 최종적인 결론이 될 듯 하다.

다른 불만족 / 수정 사항

우선 가장 큰 불만은 키의 물리적 크기이다. 모바일 우선을 목표로 만들다보니 키캡 크기도 choc 스페이싱을 빡빡하게 넣었다. 내가 쓰기에는 키가 너무 작다. 오히려 손을 모으려다 보니 손이 아플 지경이다. 아무래도 choc 스페이싱과 mx 스페이싱의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또한 공차를 빡빡하게 주니 키캡 간에도 간섭이 생겨서 출력한 키캡임에도 키캡끼리 간섭이 생겼다. 키캡 간 공차는 0.3mm 이상 1mm 이하로 두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다만 슬라이드 스위치 같은 경우에는 공차를 너무 크게 주면 외부에서 스위치 조작이 어려워지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듯하다.

그 외에 케이스의 벽을 너무 얇게 만들어서 케이스가 흐물거린다는 점이 아쉽다. CNC 가공이나 금속 소재 3D 출력을 하는 게 아니라면 케이스 두께는 최소 2mm 를 유지하는 게 좋을 듯하다.

배터리가 들어갈 공간을 확보한 건 좋았지만 마운팅 방법을 정하지 못한 건 아쉬웠다. 기판도 배터리 결합이라든가 디버깅(?)할 때 편리하게끔 디자인 시도를 했지만 더 예쁘게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플라스틱에 직접 나사를 박는 걸 반복하다보니 나사가 헐거워지는 문제도 있었다. charybdis의 경우에는 잡아주는 너트를 플라스틱에 용융삽입하는 방식으로 이걸 해결했던데 작은 크기에서는 이 방법을 쓸 수가 없었다. 다른 방식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mcu 장착에 있어서도 전원까지는 어떻게 할 수 있었지만 리셋 버튼을 연결하는데 문제가 있었다.